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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허쭤에서 랑무스 가는 길

 허쭤에 버스 터미널이 2개인 줄 모르고 샤허에서 타고 온 버스가 내린 터미널에서 랑무스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다시 갔으나 그건 다른 터미널에서 간다고 했다. 허쭤의 독특한 택시 시스템으로 2위엔에 남부 터미널에 가서 랑무스로 가는 버스를 어렵지 않게 탈 수 있었다. 12시 30분 버스를 타고 랑무스로 향했다. 랑무스로 향하는 버스 안은 티베트 말로 가득하다. 허쭤에서 랑무스 가는 길은 목가적이라는 말이 참 어울리는 길이었다. 나무 한그루 없이 푸르른 둥글둥글하고 높은 산들과 초원이 펼쳐져 있다.  새파란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지나가고 있다. 야크와 소, 말 등은 한가롭게 풀을 뜯고 티벳 사람들은 한창 손놀림을 재게 움직인다.
 


 

랑무스 가는 길에서 티베트 사람들이 농사를 짓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한참 수확기 인 듯 모두 거두어 들인 곳도 있고 수확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그들이 수확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보리일 것이다. 티베트는 세계의 보리 원산지 중 한 곳이다. 티베트의 농부들은 대부분 보리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중국인들인 티베트를 침공했을 때 그들은 티베트 땅에 보리 대신 밀을 심으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하였다고 한다. 보리는 고지대 위치한 척박한 땅인 티베트에서 거의 유일하게 잘 자라는 곡식인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티베트 사람들은 유목민이다. 중국의 침입 이 후 중국의 강요로 농사를 짓게 된 사람도 많다. 수 많은 승려들이 승복을 벗고 환속하기 했다. 그런데 티베트 땅은 농사 짓기에 적절하지 않은 땅이 많은데 엉뚱한 작물을 경작하게 해서 티베트 사람들은 오랜 시간 굶주림에 허덕였다고 한다. 아마 지금은 굶어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중국이 티베트를 중국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한족과의 큰 차별을 두어서 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과 가난을 겪고 있다.


 

소들은 알아서 열심히 스스로를 살 찌우니 목동들은 한가롭기만 하다.

 

중국의 엄청난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확장 속에서도 티베트 사람들은 잘도 정체성을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을까?



 

랑무스에 가까워 질 수록 구름이 점점 많아진다. 지난 중국 여행 중 날씨가 항상 화창하지는 않았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는데 내심 불안하다. 결국 랑무스에 머무는 시간 중 반은 비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