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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러산 대불, 세계에서 가장 큰 석불


러산대불은 어메이산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는 석불이다. 높이가 71미터로 중국에서 가장 큰 석불인데 세계에서 가장 큰 석불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2001년까지는 탈레반에 의해서 파괴된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석굴이 가장 큰 석불이었다고 하는 글도 있는데 바미얀 석불이 55미터라고 하니 그건 아닌 것 같다. 바미얀의 서 있는 입상이고 러산대불은 앉아있는 좌상이니 그런 세부적인 것을 구분한다면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세계 최대 석불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다보면 우리나라 사찰에도 서로 세계 최대라는 석불들이 꽤 보인다. 하지만 그것들은 고작 10미터를 넘을 뿐인데 그 사찰들은 왜 그런 걸 내세울까? 아마 앞에 무엇간 잔뜩 붙을 것 같다. '이러이러한 것 중에...' 세계 최대다라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것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지만 그것이 사찰이라는 점은 조금 부끄러운 것 아닐까? 불교의 교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심지어 교리에 반하는 일 같다.



러산을 가는 사람들은 대개 청두에서 가게 된다. 청두에서 러산에 들렀다가 바로 따주나 충칭으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마침 추석이어서 버스 티켓을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터미널에는 사람들로 가득찼고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나는 시간에 상관없이 러산에 가는 표를 살 수 있기만을 바래야하는 상황이어서 결국 이른 아침에 출발하지 못해서 결국 러산에 갔다가 다시 청두로 돌아오기로 했다.

 청두에서 러산으로 가는 버스비 47위엔

 러산 대불 입장료 90위엔 

러산 버스터미널 앞에 투어 도우미(?)가 있어서 러산 대불 가는 버스번호를 물어보고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었다. 자원봉사하는 대학생인 듯하다. 영어를 잘한다. 



러산 대불은 능운산 서쪽 절벽을 깎아서 만들어졌다. 민강, 대도하, 청의강이 합쳐지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물살이 험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당나라 때 이곳의 험한 물살 때문에 잦은 배의 전복이 생겼고 당시 능운사의 해통 스님이 이곳에 석불을 만들면 부처님의 은혜로 더 이상 배의 전복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해서 석불을 만들기 시작했다. 713년 시작되었던 공사는 803년이 되어서야 끝났다. 무려 90년이 걸린 것이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1000년도 넘은 과거에 작업환경도 녹록치 않았을 것이기에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렇게 완성된 다음에는 정말 배의 전복이 줄어들었을까? 정말 배의 전복은 전과 같지 않았다. 그건 석불을 만들면서 부서져 나간 돌들이 절벽 앞에 강 밑으로 쌓이면서 강 깊이가 낮아지면서 물살의 흐름이 과거보다 잔잔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이성적인 해석보다는 거대한 부처가 그곳에 앉아 강을 조용히 잠재웠다고 하는 설명이 더 멋지지 않은가. 사람들은 그것을 더 믿고 싶어할 것 같다.



러산 대불을 구경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러산 대불로 가서 90위엔을 내고 들어가 작은 산에 올라 러산대불 머리에서 발까지 걸어내려가 대불을 보는 방법. 두번째는 러사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선착장에 가서 러산대불 앞까지 배를 타고 가서 대불을 보는 방법이다. 두번째 방법이 훨씬 편리한 방법이다. 심지어 러산 대불 입장료 90위엔을 내지 않아도 되고 더 저렴하며 직접 방문해서 볼 때 볼 수 없는 대불 옆에 새겨져 있는 조각들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에 따라 움직이고 북적이는 갑판 위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녹록치 않다. 대불을 보는 위치도 다양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하지만 편하게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면에서 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마침 러산에 갈 때가 추석 연휴였기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게다가 비도 내린다. 그래서 잠시 고민했다. 긴 줄을 서야할까 말아야할까. 하지만 비싼 입장료를 내고 긴 시간 버스를 타고 와서 위에서만 보는 것은 분명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긴 줄을 서서 내려갔다. 위에서 줄을 설 때는 괜찮았지만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앞 사람과 뒷 사람 사이에서 새치기 하는 수 많은 사람들과 너무 많은 사람들로 사방의 우산 끝에서 물이 떨어지면 얼굴과 머리 몸으로 차가운 빗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비가 왔기에 사진을 찍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은 그래도 내려가기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때 계단에서는 뒤돌아갈 수 있다면 바로 그곳에서 나왔을 것이다. 물론 그곳은 한 번 줄을 서서 가기 시작하면 되돌아갈 수 없는 곳이어서 난 끝까지 갈 수 밖에 없었다.







러산 대불 머리 부분에서 볼 수 있는 러산 시내. 러산에는 대학들이 많은지 터미널과 대불 사이를 오가는 버스와 거리에서 많은 대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능운산은 러산대불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 건물은 청나라 때인 1667년에 중수된 것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광지다보니 꽤 큰 사원으로 고즉넉한 분위기는 전혀 없다. 사람들이 없다면 훌륭한 풍경을 가지고 있는 멋진 사원이라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보통 사원들이 갖추고 있는 형식이라는 것이 크게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인상적인 장면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곳은 관광지여서 그런지 사천왕도 남다르다. 조명의 적절한 사용과 색을 칠하지 않은 나무 빛깔의 사천왕이 멋드러지게 사찰을 지키고 있다.



왜 조용한 다른 건물에서 경전 공부를 하지 않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웅전에서 경전공부를 하고 있는 걸까? 시주 좀 하라는 건가...




러산 대불을 보고 길을 따라 계속 걷다보면 독특한 절벽에 구멍이 있는 곳이 나타난다. mahao tomb caves. 동한 시대에 만들어진 쓰촨성 지역의 독특한 무덤 양식이다. 산과 절벽을 깍아 구멍을 내서 무덤을 만들었다. 대략 500개의 무덤이 벌집처럼 존재한다. 역사, 예술적으로 가치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청나라 때 만들어진 어촌마을로 지금은 완전히 관광지화 되어있는 모습이다. 앞 강에서 잡은 것들로 음식을 만들어서 파는 것 같은데 비가 억수처럼 퍼붓고 있어서 대부분 장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 



저 예쁘장한 다리 건너에 오우사가 있다. 비가 많이 내리고 러산 대불을 보기 위한 긴 줄과 사람들 사이의 부대낌 때문에 힘들어서 오우사까지 갈 생각은 못 했다. 그저 스쳐 지나가서 도로로 나갔다. 러산 대불로 들어가는 입구는 여러개인데 보통 뒷길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고 정문으로 들어갔다 정문으로 나간다. 난 뒷문으로 나간 셈이다. 그곳에서 버스가 다니기에 버스터미널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청두로 돌아가기 위해 러산 버스터미널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