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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차이나 여행기

중국 충칭 여행, 3300만이 만들어 내는 거대한 도시


 충칭은 3천년의 역사를 가진 거대한 도시다. 우리가 생각하는 하나의 도시에 3300만명이 사는 것은 아니다. 충칭은 직할시로 중국의 다른 성과 같은 거대한 개념보다는 작은 도시와 그 주변 여러 도시를 아우르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해도 거대한 도시임은 분명해보인다. 서울과 경기도 인구를 다 합쳐야 이 정도 규모가 되니 말이다. 높은 빌딩들이 가깝게 붙어있어서 야경을 찍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쉽게도 도심의 야경이 꺼질 정도로 늦게 도착해서 하룻밤을 자고 낮에 충칭을 돌아다니다 충칭을 떠났기 때문에 제대로 된 야경을 볼 수는 없었다. 



나한사는 해방기념비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따주(대족)석굴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나한사 내부의 돌에 새겨진 나한들이 전혀 흥미롭지 않을 것이다. 완성도나 규모면에서 비교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름 이 나한들이 유명하다고 한다. 천년이나 된 사찰이지만 중국의 수 많은 사찰들과 마찬가지로 문화대혁명 때 파괴되었다가 몇십년 전에 다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나한사에 있는 석불들보다 더 흥미로운 이미지는 이 포스팅의 첫번째 사진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높은 빌딩 사이에 파묻혀 있는 나한사의 모습이다.



가이드북만으로는 충칭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거나 꼭 봐야겠다고 생각되는 것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채 24시간을 머무르지도 않았기에 볼 수 있는 것도 꽤 한정적이었다. 지나고 나서 충칭에 대한 글들을 찾아보니 가보고 싶은 곳이 새록새록 생긴다. 여행은 항상 지나고 나면 아쉽다. 충칭은 큰 도시답게 다양한 교통 수단이 있다. 수 많은 버스와 택시는 물론 MRT도 편리하다. 물론 MRT는 시내버스에 비해서 비싸고 노선에 얽매여 있기에 되도록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큰 도시임에도 사람들은 모두 친절해서 버스 정류장에서 뭘 물어보기라도 하면 내가 타야할 버스를 잡아주고 버스비를 대신 내 주려고까지 한다. 비록 1위엔밖에 안되지만 말이다.



충칭의 중심이라고 할만한 해방기념비다. 이 곳을 중심으로 거대한 빌딩들이 밀집되어있다. 주변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해 있다. 해방기념비는 중일 전쟁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충칭이 내륙도시로 여름에는 매우 더운 지 지난 2005년에는 더위에 이 해방비가 갈라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 기념비 자체는 별볼일 없지만 이것을 이정표 삼아서 돌아다니기에 좋다. 충칭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지 주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지난 밤 이곳에서 야경을 보았으면 좋았을텐데.



거대한 도시 답게 높은 빌딩들이 즐비한데다가 오래된 도시답게 좁은 골목이 수 없이 이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오래된 주택들이 자리잡고 있다. 동티벳 지역을 벗어나면서 다시 중국이구나 라는 기분은 사실 이런 높은 빌딩이 아니라 뿌옇 공기였다. 파란 하늘 따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언제나 회색 하늘과 강 건너 건물들도 잘 보이지 않게 만드는 먼지들. 아... 이 놈의 중국.



여행자들에게 충칭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야경 외에도 양쯔강 크루즈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크루즈들이 양쯔강 위를 흐르고 있다. 양쯔강을 따라서 당일 코스에서 일주일이 넘는 코스까지 다양한 여행 상품들이 존재한다. 근처를 걷다보면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일행이 있다면 이런 크루즈를 타고 중국 도시를 오가며 여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거대하고 오래된 도시답게 골목골목 돌아다니는 것도 꽤 즐거울 도시가 충칭인 것 같다. 3300만 가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침이면 거리에 뷔페가 차려진다. 비록 작은 의자에 쪼그려 앉아 먹어야하지만 10~20위엔이면 다양한 반찬을 마음껏 떠 퍼먹을 수 있다.



늦은 시간이어서 조명이 다 꺼지고 있어서 해방기념비까지는 가지 않고 게스트하우스 앞 양쯔강 주변을 걸었다. 저 별리 빌딩 아래 밝은 곳이 홍애등이다. 아마도? 밤에 양쯔강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밤 마실을 나와 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군것질 거리를 파는 사람들도 많아서 심심하지 않다. 양쯔강 위로는 조명을 밝힌 크루즈들이 끊임없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