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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강서둘레길 3코스, 한강변에서 흙길을 걷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은 많은 사람들의 휴식 공간으로 언제나 인기가 높다. 그래서인지 한강을 따라서 빼곡하게 잘 가꾸어진 공원이 만들어져있다. 그 공원과 길들은 하나같이 잘 포장되어있어서 한강변을 따라 흙길을 걷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데 강서둘레길 3코스인 강서한강길은 강변을 따라 난 길이 흙길 그대로 조성되어있다. 그래서 다른 한강공원들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강서둘레길 3코스는 1,2 코스와 달리 평지가 많다. 대신 나무 아래 숲길이 아닌 햇빛에 노출된 길이 많아서 햇살을 쬐고 싶은 욕구가 강할 때 걸으면 좋은 길이다. 1,2 코스에 비해서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 둘레길 보다는 옆에 있는 자전거길이 더 인기있다.



3코스는 4km가 조금 넘는 거리로 1시간 30분 정도를 잡고 걸을 수 있다. 딱 3코스만 걷기보다는 1코스나 2코스 중 일부를 같이 걷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조류 전망대로 향하는 길은 조류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한 소독발판도 있고 일부 관찰로는 아직도 AI영향으로 출입을 금하는 곳도 있다. 한강공원이다보니 주차장이 잘 되어있어서 3코스 전체를 걷지 않고 일부 구간을 산책하러 온 가족들도 눈에 띈다. 뜨거운 햇살에 대한 대비만 되어있다면 걷는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는 평지다.



한강공원길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방화대교는 개화산 위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이 느낌이 더 좋다.  



겨울 철새들은 모두 떠난,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여서 새들이 별로 없지만 눈에 띄는 녀석이 있었다. 계속 주위를 멤돌고 심지어 날개를 퍼덕이면서 제자리에 떠 있는.... 날 고깃덩어리로 보기라도 하는 거냐!!! ㅎ



둘레길이 한강길을 벗어나 개화산쪽으로 꺽어지면 작은 하천이 있는데 유독 낚시꾼들이 많았다. 나름 낚시꾼들에게 유명한 곳인 모양이다.




 강서둘레길은 1,2코스와 같이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이 1,2코스와는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여름으로 향하는 햇살 아래에서 반짝이는 식물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강렬한 햇살을 받아서 성장할 것만 같아진다.




선크림과 모자를 챙기는 것이 좋다. 더 즐거운 걷기가 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음악을 스마트폰에 넣어놓고 들으면 걷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강서둘레길 3코스는 확실이 사람이 없다. 호젓하게 걷을 수 있으되 음침해서 불안한 길은 절대 아닌, 그런 길이다. 




 둘레길 옆에는 한강공원 강서안내센터(3780-0621~3)도 옆에 있어 다양한 안내와 도움도 받을 수 있다.



한강 건너 아파트 단지들만 보인다면 참 삭막하게 느껴졌을텐데 강서한강공원의 푸름이 어우러지니 썩 괜찮은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강서둘레길 3코스에는 1,2코스와는 다른 한가지 단점이 있는 것 같다. 아래보이는 길들처럼 여기 둘레길 맞나 싶은 당황스러운 길들도 포함되어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길들에서 길을 잃지는 않는다. 정말 꼼꼼하게 둘레길 표시를 해두어서 '여기 맞나?' 의심이 생기는 곳에도 모두 표시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런 길들은 어떻게 바뀌어 갈 지 두고 볼 일이다. 다음에 다시 3코스를 걸을 때는 아래 길들이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고 싶다.



 방화동 상사마을


한강길을 벗어나 개화산 방향으로 들어설 때 마주하게 되는 마을이 바로 상사마을이다. 강서둘레길 3코스가 바로 이 상사마을을 지나가게 되는데 마을 입구에서부터 남다른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방화동 상사마을은 1980년에 생긴 마을로 30년이 넘으면서 골목이 오랜 세월의 흔적이 쌓이게 되었다. 그래서 작년에 강서구와 마을 사람들이 함께 골목 가꾸는 사업을 추진했다고 한다. 담벼락에 그림과 조각들이 새겨지고 많은 꽃과 나무가 심어지면서 골목을 화려하게 변신하였다.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도 큰 즐거움이겠지만 상사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더 큰 행복이 되었을 것 같다. 상사마을 골목길은 [꽃 피는 서울상 콘테스트]에서 골목길 우수조성대상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골목길에 들어선 각각의 집들은 번지수보다는 그 모습에 따란 예쁜 이름을 부여받았다. 기와담집, 기와집옆 꽃담집, 향나무집, 감나무집, 산쪽 끝 파란 지붕집, 알록기둥집, 붉은벽돌집, 코스모스 꽃담집, 나무기둥집. 네모난 박스형 아파트에 사는 난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상사마을을 지나면 강서둘레길 3코스가 1코스로 이어지는 개화산을 오르게 된다. 그 산자락 초입에 410년 은행나무가 서 있다. 높이 22미터 둘레 445cm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는 노란빛 가득한 가을에도 아름답겠지만 여름으로 가는 늦 봄에 연두빛 잎들을 반짝이던 그 날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거대한 은행나무를 지나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 곳이 군사지역이기도 해서 왼쪽에 보이는 곳 같은 길도 있다. 계속 평지만 걷다가 산을 오르려니 나름 숨이 차다. 하지만 곧 1코스로 이어지는 정상부에 도착하게 된다. 1시간 40분간의 강서둘레길 3코스는 이렇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