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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울주 여행] 울주의 멋과 향기가 느껴지는 공간 울주민속박물관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생각하지 않았던 울주민속박물관을 만났다. 사실 지방의 시립박물관과 군립박물관은 도시 한가운데 있어도 방문객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울주민속박물관은 울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옹기마을에 위치해 있어서 자연스럽게 들르게 된다. 게다가 무료다. 민속박물관은 지배층의 유물이 아닌 이 땅에서 살아 온 서민들 삶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있고 흥미로운 곳이다. 울주민속박물관은 2001년 폐교한 온양초등학교 삼광분교에서 처음 운영하다가 2013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박물관은 2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는데 1층 입구로 들어가면 가장먼저 영상관과 울주8경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울주에 대한 계략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관람로를 따라 걸으면 농경생활관, 어구관, 전통놀이 민속공예관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게 된다. 박물관 앞마당에도 전통놀이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다. 2층에는 주거문화관, 풍속문화관, 기획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획전시실이 굉장히 작은 크기임에도 꽤 흥미로웠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무신도]에 대한 저가이어지고 있었다. 




 울주군은 서울의 1.3배나 된다. 그러니 1박 2일에 전부 여행하겠다는 생각은 무리다. 처음에는 1박 2일코스로 줄여서 다니려고 했는데 시간적 여유가 많은 요즘 하루 더 늘려서 2박 3일로 다니면 더 풍부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울주 여행을 2박 3일로 늘렸다. 지도를 보고 있자니 마치 강원도 지도라도 보고 있는 것 같다. 이 넓은 땅에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아왔으니 수천년전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이들의 흔적이 풍부하게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층의 작은 규모임에도 꽤 구색을 갖추어놓고 있다. 건물도 토기모양? 맷돌 모양을 닮았고 신체적 약자를 위해 앨리베이터와 경사로도 만들어져 있다. 물론 수천년의 역사에 비해서는 다소 유물이 적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다른 유물들은 다른 박물관이 가져갔는지도 모르겠다.





 바다에 면하고 있는 울주는 그에 얽힌 역사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목도는 앞에 있는 육지에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일반 사람들은 잘 접근하지 않는 곳이 되었다. 산업단지가 없다해도 일반 사람들은 목도에 들어갈 수 없다. 목도의 상록수림이 우수해서 천연기념물 65호로 지정되면서 출입제한구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목도라는 이름은 눈 목目자를 쓰는데 눈과 비슷한 모양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동백꽃이 아름다원 춘도 혹은 동백섬이라고도 불리웠고 신라 시대에는 이 섬에 화살을 위한 대나무를 키워서 죽도라고도 불리웠다. 동백나무를 비롯해서 팽나무, 벚나무, 후박나무, 등나무 등 굉장히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있다. 남해의 섬들에서는 천연기념물이 이런 상록수림들을 종종 보았는데 동해쪽에서는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찾아보니 목도의 상록수림의 동해쪽에 있는 유일한 상록수림이라고 한다. 박물관의 사진 자료를 보면 70년대 목도로 가는 뱃길이 나온다. 상록수림이 우수하다보니 주위에 물고기들이 많이 몰려들어서 어부들의 좋은 낚시터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울주 지역에서의 해산은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해안지역과 언양지역은 친가에서 출산을 하였고 두동과 두서지역은 외가에서 출산을 하였다. 또한 산모의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출산을 도왔고, 출산의 기미가 보이면 손이 없는 쪽이나 방 한 가운데에 미역, 쌀, 가위, 실, 물 등을 올린 삼신상을 차렸다. 타 지역과 다르게 아들일 경우에는 숯, 고추, 미역을 달았고, 딸일 경우에는 미역만 달거나 다음의 아들을 기원하는 의미로 고추 세 개를 끼워 달기도 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작은 규모의 특별전시관이 마련되어있는데 지난 3월부터 [무신도]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포스터를 보니 개막할 때 진도씻김굿도 했다고 한다. 요즘은 주위에서 굿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있었을 때 봤으면 좋았을 텐데 놓쳐서 아쉽다. 하지만 이 기획전에 전시된 것들을 꽤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무신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서 괄시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우리 삶에 꽤나 밀착되어있는 형태로 존재한다. 사찰에도 삼신당이 존재하고 주위에서 점집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무신도는 무당들의 수호신인 '몸주'를 비롯하여 섬기는 신을 형상화하여 신단에 봉안하고 신으로 모시는 그림이다. 따라서 무당에게 있어서 무신도는 무당의 몸주이기도 하고 실재하는 신 그 자체이다. 무신도의 기원은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무속신앙이 생겨남과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무신도가 발견되는 지역은 대부분 강신무가 분포하는 북부와 중부지방이다. 부모의 대를 이은 세습무가 주도하는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에는 원래 무신도가 보이지 않지만 20세기가 들어와서는 무신도가 보편화되어 이러한 구분이 무의미해진다. 그러나 울산은 삼국유사의 2권 <기이 제2>의 <처영랑 망해사편>에 '사람들은 처용의 모습을 문에 붙여 사귀를 쫓았다'는 기록과 처용 설화를 통해 오래전부터 무신도의 존재를 유추할 수 있다.




 제작과 소멸. 무신도는 다섯가지 색인 청,홍,흑,백,황색을 사용하여 무명, 생명주, 한지 또는 마지 등에다 그리며 그 크기는 특정한 규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무신도는 무당이 신의 능력을 직접 체험하여 신의 모습이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형상화 될 때 제작한다. 탱화 전문의 화공을 찾아 사찰로 가거나 아니면 화공을 초청하여 자신이 체험한 몸주 외에도 원하는 종류의 신상을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같은 신이라 하더라도 차이가 있는 것은 화공의 화필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당의 꿈이나 환상 속에서 본 신의 체험 내용에 차이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무당이 모시는 신을 형상화 한 무신도는 무당 본인이 죽기 전 아무도 모르는 곳에 파묻거나 불태워 버리기 때문에 현재 남아있는 무신도는 대부분 200년을 채 넘기지 못한 것이 태반이다.





정말 다양한 무신도가 존재하고 그 무신도에 각각 다른 신이 존재하고 있어서 정말 재미있다. 그리스 신화나 힌두교의 수 많은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부러워한 적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 더 이상 수 많은 신들이 존재하는 다른 나라를 부러워할 필요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우리나라에도 정말 많은 신들이 존재한다. 관성제군, 삼불제석, 용왕, 일월장군, 칠성, 산신, 서낭, 팔선녀, 동자, 옥황상제 등등. 위 사진에 있는 팔선녀는 인간을 즐겁게 해주고 부귀영화를 담당하고 칠성이나 산신들 같은 다른 신들을 보좌하는 신이다. 옆에 있는 칠성은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신이다. 아래 사진이 만성수인데 무속신앙에서 보셔지는 대표적인 신들을 그린것이다. 그리스 신화책은 많으니 이제 만성수 속 신들에 대해 다룬 우리 신들에 대한 책이 풍부하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울주민속박물관의 이 특별전, 정말 좋았다.




 여행 정보


http://www.uljufolk.or.kr/

관람시간 : 9am ~ 18pm

관람료 : 무료

052 - 237 - 0855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 1길 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