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인디아 여행기

[마말라뿌람] 팔라바 왕조의 멋진 바위마을



 폰디체리에서 첸나이 가는 길에 마말라뿌람에 들른 건 참 잘한 일이다. 작지만 멋진 석조 구조물이 있는 마을이기 때문이다. 첸나이에서 남쪽으로 60km가 떨어져 있어 첸나이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당일치기나 1박 2일로 오가는 경우가 많은 곳이다. 이곳의 석조 구조물은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마말라뿌람은 7세기 팔라바 왕조의 유적이 남아있다. 하지만빗살무늬 도자기와 로마 동전 등도 이곳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이 작은 마을의 역사는 훨씬 오래되었다. Medieaval vishnu temple을 제외한 모든 유적은 마을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주요한 유적(rock-cut과 monolithic)은 Narasimhavarman 1세 mamalla(630-668 A.D)통치 시대의 스타일로 보이며 그 외의 것은 그의 후계자인 Paramesvaravarman(672-700 A.D)와 Narasimhavarman 2세의 것으로 추정된다. 남아 있는 마말라푸람의 유적물들에는 돌을 깎는(Rock-cut) 3가지 기술이 엿보인다.



▼ 염소는 태생적으로 절벽을 좋아하나보다 굳이 아슬아슬한 난간에 올라가서 서 있다.


 폰디체리에서 첸나이 가는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에게 내가 가는 목적지를 여기저기 물어보는 척하면서 흘린다. 그러면 도착할 때쯤 내라라고 얘기해주어서 편하다. ㅋ 나의 목적지는 이 버스의 종착지인 첸나이가 아닌 마말라뿌람이었으므로 미리 떡밥을 여기저기 뿌렸다. 나 떨거놓고 가라고. 내리는 건 나뿐. 마말라뿌람 버스터미널로 가지 않고 첸나이 가는 길목에 떨구어놓고 간다. 그래도 워낙 동네가 작아서 2km 정도 걸어가면 마말라뿌람 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타운(?)에 도착한다. 30분이면 되니 슬렁슬렁 동네를 파악하기 위해 걷는다. 




 사람들이 마말라뿌람을 찾는 이유는 바로 작은 유적지 때문이다. 돌에 새겨진 조각들과 건물!!! 유적지는 작은 편이지만 확실히 인상적이다. 커다란 바위들이 많아서 이곳에 이런 유적지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걸까. 아니면 이곳에 뭔가를 만들려고 보니 큰 바위가 많아서 그걸 이용했을 뿐일까. 바위를 깎아내는 것이 어느 정도의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하는 지 가늠조차 되지가 않네. 한 방향으로 무릅을 구부리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조각을 유심히 보자니 크기와 각도가 모두 다르다. 완성되지 않은 조각들도 있고 밑그림만 그려진 것들도 눈에 띈다. 생각하기는 쉽지만 막상 돌을 깍기 시작하면 빡칠 것 같다. 정말 진도가 나가지 않을테니. 한번의 실수는 실패를 의미하는 돌조각 ㄷㄷㄷ




 바라하동굴 Varaha cave. 정말... 이 동네 있는 조각들이 마음에 든다. 사실 마두라이의 거대한 고뿌람의 수많은 신들은 확실히 온갖 색으로 화려하게 색칠해져있고 압도적이지만... 뭐랄까 멋스럽지 않다? 예술적이지 않다. 뭐라해야할 지 모르겠네. 마말라뿌람에 같은 이미지가 있다고 해도 그건 정말 다를 것 같다. 돌에 새겨넣는 일을 남발 할 수 없다. 아니, 무엇보다. 이 조각들의 구도나 모양등이 정말 멋지다. 양각을 많이 줄 수 없는 기둥 장식도 멋스럽기 그지없다. 1500년전 이들의 감각이란... 조각된 인물들의 포즈가 생각지도 않았던 모습이다. 오른쪽 아래있는 조각의 인물은 사진을 찍어달라는 인도인들이 많이 취하는 포즈 중 하나다. 알고보니 이 포즈는 엄청난 역사를 가지고 있었어. 이 때는 지금 인도인들이 사진 한장 찍어줘 하는 것처럼 나 조각 하나 해줘 하고는 저런 포즈를 취했던 걸까... ㅋ





 하회탈 얼굴에 거적(?)을 뒤집어쓰고 지팡이에 기댄채 짝다리를 잡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기둥의 작은 조각에도 반하게 된다.






가네샤가 저렇게 사람을 안고 있는 조각을 어디서 본단 말인가. 조각에 이야기가 있다.






 해변 사원과 함께 마말라뿌람에서 가장 유명한 아르주나의 고행(Arjuna's Panance)이다.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주인공인 아르주나가 고행하는 모습을 새겨놓은 것으로 20명의 석공들이 10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실제 코끼리 크기라고 하는데 워낙 거대한 것들이 많은 인도인지라 아담한 느낌이 든다. 





 Krishna's butter ball. 옆에는 아이들이 바위의 경사면에서 미끄럼틀을 타서 바위가 반질반질하다. 울산바위같은 이미지를 가진 버터볼.




유적지 내에는 현재도 사용되는 예쁜 등대(Mahabalipur light house)가 있다. 1887년에 세워진 것으로 등대에 오르면 마말라뿌람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입구에 앉아있던 여자 아이는 옆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일을 배우고 있었다. 일이라고 해봐야 티켓이 나오는 기계에 사람과 카메라 가격을 입력하는 것뿐이었다. 그녀는 앞으로 40년간 이 일을 하게 될까?! 등대 입구에 앉아 등대를 오르는 사람들에게 티켓을 끊어주는 일을 말이다.

입장료 : 인도 어른 10루피. 어린이 3루피. 외국인 25루피. 카메라 20루피.







 디카여서 다행이지 필름카메라 시절 인도를 여행한 이들은 사진을 찍어달라는 많은 요청을 어떻게 했을까?! 등대 앞에서 통성명과 악수, 사진... 그리고 대낮부터 가네샤를 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 음... 뭘 먹고 사시나요?! '오늘 가네샤트럭 타러 가야해'라고 말하고 회사 안 간겨?! 어?! 내가 할 말은 아니네. ㅋ





 비치에서 날 가장 먼저 반겨주던 이동식 놀이기구?!

인도에서 소년, 소녀들의 노동은 보기 힘든 모습이 아니다. 짜이를 파는 소년.




연인들은 어디서나 즐겁다.





 이 동네에도 골목마다 수도꼭지가 달려있는데 NGO 단체에서 달아준 것 같아 보였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양동이를 가져와서 꿀람의 더러운 물을 퍼가는 여인이 있었다. 아무나 사용 할 수 있도록 길거리에 수도꼭지가 달려있는데 굳이 왜 그럴까. 종교적인 이유가 있는 걸까?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는 것과 같은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해변사원

입장료    :  인도인 10루피, 외국인 250루피

운영시간 :  8:30~17:30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Shore temple이다. 이거 들어가는 입구가 따로 있었는데 해변쪽으로도 구멍나있다. 물론 가드가 있어서 외국인은 스윽 들어가면 완전 눈에 띨 듯. 굳이 떨어져있는 이 작은 템플에 울타리를 치고 입장료를 받는 것은 남부 Vimana의 완벽함을 보여주는데 최고이기 때문이란다. 난 그냥 인물과 동물 조각들이 더 좋더만.




우리 결혼해요~ 포스터들.





 버스 터미널 앞에는 힌두사원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곳곳에 소똥이 잔뜩 있었는데 한 아저씨가 치우고 있었다. 말려서 연료로 쓰려나?!





 바위를 깍아 사원을 만들고 멋진 조각들을 만든 1500년 사람들의 후예들이 마말라뿌람에 계속 살고 있는지 마을엔 돌 조각상을 만드는 공방이 굉장히 많다. 크기도 엄청나다. 종류도 가리지 않는다. 힌두, 기독교, 불교 등의 종교적 조각상에서 종교적이지 않은 것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