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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바라보다

[연극] 니나의 스탠드마이크 - 갈매기는 죽고 노래만 흐른다

연극 니나의 스탠드마이크

 갈매기는 죽고 노래만 흐른다

  

 <니나의 스탠드마이크>는 체홉의 갈매기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을 읽은 적도 극으로 본 적도 없는데 많은 각색이 이루어진 작품을 본다는 것은 원작에 대한 많은 오해를 가져올 수 있다. <니나의 스탠드마이크>가 독특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극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소품이다. 나무와 철등으로 만들어진 소품들은 남루하지만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작가인 뜨리고린의 고정된 손과 몸동작은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였는데 니나와 우리네가 가지는 작가에 대한 환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그것이 뜨리고린 스스로 만들어내는 허상이라는 것이 후원자와의 관계와 그의 진심섞인 말들에서 드러난다. 원작의 제목인 갈매기에서 제목을 <니나의 스탠드마이크>로 바꾼 것은 포커스의 변화를 의미한다. 갈매기는 사냥꾼에 의해 죽음을 당해 축 늘어진채 걸려 있다. 메드베젠꼬에 의해 하나씩 이름이 붙여지지만 결국 갈매기는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희를 위해 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갈매기는 니나를 상징한다. 하지만 절대적 약자로 보였고 갈매기와 같이 희생 될 것만 같던 그녀는 극의 제목이 스탠드마이크가 되면서 죽음 대신 마이크를 움켜진다. 정작 니나 대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갈매기를 쏘았던 뜨레쁠레쁘이다. 니나는 남은 생동안 스탠드마이크를 쥐고 노래 부를 것이다.

 

음악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김윤아의 음악을 떠올리기까지 했다. 배우가 노래를 그렇게 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극이 무대에 올려진 곳은 대로변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소울소극장이었다. 극장에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 지하 술집을 극장으로 바꾸어 놓은 것만 같은 곳으로 좌석도 의자가 아닌 단으로 이루어져있었고 입구에서 쿠션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화장실도 객석 바로 옆에 있었는데 집에 있는 화장실 같았다. 그래서인지 샤워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주인공인 니나를 연기한 여배우의 이름은 하소울이었다. 스물 일곱의 그녀 이름을 딴 극장에서 그녀가 연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