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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영화처럼

제 6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 후기



 올해로 여섯번째를 맞는 DMZ 국제다큐영화제가 개막했다. 9월 17일부터 24일까지 8일간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그동안 DMZ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식이 열린 고양 아람극장은 일주일에도 여러번 가는 아람누리 도서관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DMZ 국제다큐영화제를 알리는 현수막을 영화제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부터 볼 수 있었다. 주변에 영화관이 많이 늘어도 저예산 영화들은 보기 힘들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다큐영화들은 이런 영화제가 아니면 영화관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영화들이다. 그러니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관람료도 5천원 밖에 안한다. 놀라운 건 고양시민은 50% 할인해서 2500원이다. 요즘 영화관에서 영화 보려면 1만원인데 그 돈으로 평소 보기 힘든 영화 4편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상영시간과 예매 등 구체적인 내용은 영화제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http://www.dmzdocs.com/ 





 개막식이 시작되기 전 이미 로비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주요 귀빈들을 보려는 사람들로 그 쪽으로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개막식 시간이 다가오니 포토존에서 주요 참석자들의 사진 촬영이 있었다. DMZ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 주요 참석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최성 고양시장, 이필구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신용언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 김기덕 감독, 전규환 감독, 안젤로 조에 이탈리아 문화원 원장, 고석만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양영철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등이 있었다. 그 외에 배우 손숙(이 분도 배우로서가 아니라 뭔가 직함을 가지고 참석했었는데... 뭔지 잊어 먹었다), 임대호, 김재원 등도 참석했다. 개인적으로는 졸업 논문을 썼던 김기덕 감독을 볼 수 있었서 좋았던 자리였다. 아무래도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조재현씨와의 인연 때문인 것 같다. 세계적인 감독인 그가 참석한 것만으로 영화제의 무게감이 더 실리는 느낌이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DMZ 국제다큐영화제가 작은 영화제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개막식에 참석하고 보니 영화제에 대한 취재열기와 규모가 꽤 크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장하면 그 이상을 뛰어넘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아직은 지금보다 2~3배 정도 더 커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흘러 남과 북이 하나가 되면 DMZ 내에서도 야외상영 할 날이 오지 않을까?





 초대권을 좌석 티켓으로 교환하고 자리를 잡았다. 개막식에서 가장 먼저 상영된 것은 2014년 여름 16일간 DMZ 350km를 걸은 젊은이들의 영상이었다. 엄홍길 대장과 함께 그들은 뜨거운 햇살 아래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열심히도 걸었다. 16일간의 걸음은 비록 단 몇분의 비디오 클립으로 상영되었지만 그들이 보냈을 시간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제 6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의 사회는 배우 임호와 이일화씨가 맞았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조재현씨가 올해 드라마 정도전으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 두 분도 드라마 정도전에 함께 출연했던 분들이다. 그 인연으로 영화제 사회를 맡았다고 한다. 올해 영화제의 개막식에서는 드라마 정도전과 관련된 사람들이 꽤나 눈에 띄었다. 집행위원장이 정도전이니 당연한 것이었을까?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경기도와 고양, 파주시의 주최로 열리는 것이기에 개막식에 남경필 경기도 지사와 최성 고양시장이 참석했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는 영화제 조직 위원장이기도 해서 짧지만 인상 깊은 말과 함께 영화제 개막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의 홍보대사인 배우 안재모씨와 고나은씨도 잠시 무대에 올라와 이 특별한 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다. 이 두 홍보대사도 드라마 정도전 출연자들이다.





 제6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 축하 공연은 강산에씨가 했다. 3곡이나 불러 사실상 개막식에서 개막작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 같다.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곡은 아무래도 마지막 곡인 '라구요'였다. DMZ 영화제와도 참 잘 어울리는 노래였다. 





두만강 푸른물에 노젓는

뱃사공을 볼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아는건

내 아버지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고향 생각나실때면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다로 가봤으면

좋겠주나 라구요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건

내 어머니 레파토리

그 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남은 인생남았으면 얼마나

남았겠니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어머니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 강산에 '라구요' 가사




 왼쪽부터 국제경쟁 부분 심사원원 캐서린 러셀, 한국경쟁 부분 심사위원 닉 데오캄포, 류미례, 울리히 지몬스이다.





 첫번째 영화제부터 6회에 이르기까지 집행위원장으로 DMZ 국제다큐영화제에 무한 애정을 쏟아붓고 있는 조재현씨. 그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제가 이렇게 자리잡고 이어지기 힘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번 영화제 트레일러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제 사회와 홍보대사 등 많은 배우들을 이 영화제에 끌어들인(?) 것도 그다. 오래 전 김기덕 영화 작품에서 자주 볼 때는 굉장히 강한 인상이었는데 이제는 굉장히 친숙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 





 개막식이 끝나고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개막작을 상영할 시작이 되었다. 개막작은 이일화 감독의 '울보 권투부'가 상영되었다. 제일 교보 3,4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사실 이 소재는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익숙해졌다. 그들이 가지는 정체성의 혼란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이런 다큐멘터리는 물론 영화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도쿄조선중고급학교 권투부 학생들의 이야기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굉장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것만 같은 아이들인데 막상 그들은 생각보다 강하고 단단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걸핏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성장기에 겪는 성장통 때문만은 아닐 것 같다. 일본 사회에서 그들의 '섬' 같은 상황이 그들에게 울음을 쌓아두게 만드는 것을 아닐까? 영화는 같은 내용이 반복되면서 조금 늘어지기도 했지만 다큐임에도 전체적으로 흥미롭고 웃음 나게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번 주 영화제의 또 다른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갈 생각이다. 이번 영화제 동안 30개국 111편이 상영된다.

 


▼ 이일화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