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거제 여행] 거제 맹종죽 테마공원, 대나무숲에서 산림욕을 즐기자


 칠천량해전공원을 나오면서 지도를 살펴보니 몇 분 거리에 맹종죽 테마공원이 있었다. 대나무숲인 것 같은데 맹종죽은 뭘까?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사실 맹종죽이 뭐든 대나무숲이라면 와호장룡 같은 영화에 나오는 푸른 빛의 키 큰 대나무들이 바람이 하늘하늘 움직이며 파삭파삭한 소리를 내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런 멋진 대나무숲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거제 맹종죽테마파크로 향했다. 그런데 그 곳은 영화 속 장면보다 더 멋졌다. 영화 속 장면은 잊혀지고 앞으로 내게 대나무숲의 이미지는 이곳이 될 것 같다. 맹종죽은 호남죽, 죽순죽, 일본죽, 모죽이라고도 하는데 높이가 10미터에서 20미터까지 이루고 지금도 20cm로 대나무 중에서 가장 굵은 종류라고 한다. 탄력이 적어서 부러지기 쉽지만 굵기가 굵은만큼 빈 공간이 많아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거대한 크기 때문에 다른 대나무숲보다 더 멋졌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숲의 규모도 상당히 크다.




http://www.maengjongjuk.co.kr/

개장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휴관일    : 연중무휴

입장료    : 어른 2천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천원

전화번호 : 055-637-0067

주소       : 경남 거제시 하청면 실전리 880번지

* 체험 프로그램은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함.




 맹종죽에는 관련된 재밌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중국 삼국시대 효성이 지극한 맹종이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가 시름시름 앓아누웠고 아들에게 대나무 죽순을 먹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맹종이 대나무숲으로 향했지만 그 때가 한겨울이어서 대나무순을 찾을 수 없었다. 아픈 어머니 생각에 그가 눈물을 흘리자 하늘이 감동해서 눈물이 떨어진 곳에 대나무 죽순이 돋아나게 했다고 한다. 맹종은 그 죽순을 가져다가 어머니께 음식을 만들어드렸고 그의 어머니는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후에 이 대나무를 맹종죽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거제에서 맹종죽이 자라게 된 것은 신용우 선생 덕이다. 공원을 올라가는 길에 소남 신용우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데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이 고장 농림 선구자 소남 신용우 선생은 1895년 거제시 하청면 성동 마을에서 하청면 초대 면장인 신주병의 차남으로 출생하여 진주농림학교에서 근대과학 영농을 공부하시고, 일생을 향리에서 상농정신을 실천하고 일깨우신 분이다. 선생님은 1927년 경상남도의 모범 영농인 대표로 선정되어 일본 큐슈지방 산업시찰을 하면서 중국 화남지방이 원산지인 동죽 세 그루를 가져와 자택 뒷산 기슭에 식재한 후, 이를 꾸준히 번식 보급시킴으로써 이 고장 전역에 정죽림이 조성되었다. 중국 삼국시대 효자 맹종이 겨울에 구할 수 없는 죽순을 하늘의 도움으로 구해 병환중인 노모를 극진히 구환하였다는 설화를 바탕삼아 맹종죽이라 이름 하였고 소남 신용우 선생 덕분에 이 고장이 우리나라 맹종죽의 시배지가 되었다.


푸른 산 시름진 들 원을 걸어 다진 한 뉘

슬기의 새 농사길 몸소 닦아 펴시더니

이 고장 새마을 살림이 이제 한창 푸름니다.

한 생각 어리일 제 황토 비탈 숲이 되어

맹종대 진초록이 번져 오른 하늘 저 편

님의 얼 기리옵노니 창창 높도소이다.

 - 무원 김기호 시조 시인 소남 선생의 공적을 기려 쓴 시

 





 마침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있어서 대나무 가지와 잎들이 흔들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들도 곳곳에 만들어져 있다.물론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40kg 이하의 어린이만 사용가능하다.






 우리나라 맹종죽의 80%이상은 거제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거제의 특산물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입구 쪽에 맹종죽 관련 상품을 파는 곳도 마련되어 있어서 거제 여행을 왔다면 맹종죽 제품 하나를 사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천천히 걷고 한참을 앉아서 대나무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시 거제 여행을 와서도 맹종죽 테마공원은 다시 들를 생각이다. 그때는 책 한권 들고와서 읽거나 드로잉북을 가져와 그림을 그리면서 오랜시간 머무르고 싶다. 진심으로 집 근처에 이런 공원 하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