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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2014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in 김포 후기


10월 11일 토요일 아침, 대명항에서 시작하는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강철책길을 걷는 2014 평화누리길 걷기행사가 있었다. 9월 파주 행사에 참여한 후에 연천에 이어서 김포에서 행사가 열린 것이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평화누리길로 떠나는 사진여행이었다. 이번에는 강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김포의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철책선을 끼고 걷게 되었다. 비록 햇살이 따가운 날이었지만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가을 날에 하늘은 푸르기만 했다. 


논은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고 코스모스는 한들거리는 길. 

역사유적이 곳곳에 공원 마냥 조용히 앉아 있고 길 한쪽에서는 깨를 터는 농부의 모습을 볼 수 있던 길.


정말 좋았다. 좁은 길이 종종 있어서 700명이 함께 걷는 걷기행사로 병목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그것마저 잠시 쉬웠다가 가는 기회가 되어주었다. 염하강철책길은 대명항에서 문수산성까지 14km의 길로 4시간이 소요되는 길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출발점과 도착점을 똑같이 해야했다. 그래서 6.5km의 덕포진 둘레길을 걷게 되었다. 절반은 평화누리길 1코스와 같고 나머지 길은 대명항으로 돌아오는 길로 동그랗게 만들어진 길이다.


2014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홈페이지 http://www.walkyourdmz.com/


대명항에 있는 김포함상공원에서 개회식과 축하공연이 이루어졌다.




개회식 전 축하공연은 타악그룹 KATA가 해주었다. 흔히 볼 수 없는 그들만의 독특한 악기와 퍼포먼스를 선보여서 큰 박수와 함성을 받았다.






 개회사는 유영록 김포시장이 했으며 축사는 국회의원분과 시의회 의원분이 한마디씩 짧게 했다. 햇살 좋은 날 아름다운 염화강철책길을 함께 걷게 되어 행복하다고!





 역시나 본격적으로 길을 걷기 전에 다~ 함께 준비운동을 했다. 알록달록 등산복을 입은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참가자들이 열심히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축하공연을 제외하면 개회식은 정말 몇 분 되지 않고 간단하게 끝이 났다. 정말 중요한 것은 '길'을 걷는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하는 행사다. 참 좋다. 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왠 풍선을 나눠주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새 모양이다. 비둘기. 평화누리길의 로고 앞에 새겨진 바로 그 새인가보다. 우리는 걷지만 이 녀석들은 날아간다. 우리는 길을 따라서 걸어가지만 이 녀석들은 훌쩍 철조망을 넘어 멀리멀리 날아간다.






 안녕.

 비둘기 풍선 하나로 시작부터 감성돋는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ㅋ




 역시나 군사시설이 있는 곳이기에 군대의 협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군악대. 평화누리길로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기운을 북돋아준다.







공장새마을운동김포시협의회, 김포시새마을부녀회, 김포시새마을회에서 추수가 끝난 들녘에 허수아비와 함께 포토존을 마련해두어서 가족단위로 걷기행사에 참여한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허수아비가 염하강 철책길을 걷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덕포진 앞에는 작은 공원이 조성되었는데 익살스러운 벤치도 마련되어있다. 덕포진은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인 손돌목에 천혜의 지형을 이용해 설치한 조선시대의 군영이다. 덕포진은 신미양요와 병인양요 때 서구 열강과 치열하게 싸웠던 격전지로 역사적 가치와 유물사적 의의를 가진 곳이다.






 덕포진 나포대(원둘터)는 총 5개의 포대로 지붕이 이엉으로 되어 있으며, 강화 초지진을 향하고 있다. 덕포진 파수청터는 1980년에 덕포진 발굴 조사 결과 알려지게 된 건물 터다. 건물의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추정되며, 맞담을 쌓듯이 둘러친 석벽이 있었다. 발굴 당시 7개의 포탄과 조선시대의 화폐인 상평통보 2개가 출토되었으며 건물터 안에는 주춧돌과 화덕이 발견되었다. 이 건물은 포대와 돈대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포를 쏘는 불씨를 보관하는 장소인 동시에 포병을 지휘하던 장대로 생각된다.


▼ 덕포진 나포대, 파수청터, 손돌공묘



손돌공묘 앞에는 손돌공이 어떤 인물인지 하나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1231년 원나라가 고려땅을 침입하매, 고종은 화친을내세워 딜단 회군시켰으나 그들이 계속 부당한 조공을 요구하므로 결사항전할 것을 결심하고 1232년 몽고의 2차 침략 때 강화도로 천도하게 되었다. 고종은 조정을 이끌고 개경을 떠나 사공 손돌의 배를 타고 예성강 벽란도를 거쳐 임진강과 한강 하류를 지나 강화도로 가고 있었는데 현재의 대곶면 신안리와 강화도 광성진 사이의 해협이 협소하고 급류인 목에 닿게 되었다. 이곳은 앞이 막힌듯이 보이는 지형으로 처음가는 사람은 뱃길이 없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지라, 천도하는 고종도 심기가 불편한 나머지 뱃길도 없는 곳을 향하여 노를 젓는 사공 순돌을 의심하여 수차 뱃길을 바로잡도록 하명하였으나, 손돌이 아뢰기를 "보기에는 앞이 막힌듯 하오나 좀더 나아가면 앞이 트이오니 폐하께서는 괘념치 마옵소서"라고 아뢰었다. 고종은 마음이 초조하여 손돌의 흉계로 의심하고 신하들에게 손돌을 죽이라고 명하였다. 손돌은 죽음에 직면하고도 임금의 안전항해를 바라는 충성에서 바가지를 물에 띄우고 그것을 따라가면 뱃길이 트일것을 아뢴 후 참수되고 말았다. 이후 왕의 천도항해는 손돌의 바가지 안내대로 험한 협류를 무사히 빠져나와 목적지에 당도 하였다. 왕은 늦게서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손돌을 후히 장사지내주고 그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사당도 세워주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이 뱃길목을 지금도 손돌의 목을 벤곳이라하여 '손돌목'이라 부르며 공의 기일인 음력 10월 20일쯤이면 손돌의 원혼이 바람을 일으킨다 하였다. 이 때의 거센바람을 '손돌이바람' 이 무렵의 추위를 '손돌이 추위'라 전해온다. 손돌공의 묘는 이곳 손돌목 협류가 보이는 덕포진 북쪼해안 언덕 위에 있다. 공의 제사는 조선조말까지 계속되어오다가 일제강점 후 중단되었으나 1970년대 이후 다시 지내오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철조망에 평화기원 리본달기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모두 함께 평화를 기원하며 리본을 하나씩 단다. 이 철책이 모두 사라지기를. 리본달기 행사를 하는 곳 옆에 소초가 하나 있고 그 앞에 굉장한 급류가 흐르고 있었다. 이 급류 앞에 언억이 덕포진 돈대터으로 불리고 있었다. 덕포진이 창설된 해는 확실하지 않으나 조선 현종 7년(1666)에 강화에 예속된 진이었다. 이 돈대는 숙종 5년(1679) 강화의 광성, 덕진, 용두돈대와 함께 축성되었다. 이 돈대의 위치는 서울로 통하는 해로의 전략상 요지로서 1866년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 함대와, 1871년 신미양요 때는 미국 함대와 싸운 격전지다. 





 다른 계절은 어떨 지 모르겠지만 가을 염하강철책길은 정말 최고인 거 같다. 왜 이 걷기행사의 주제가 평화누리길로 떠나는 사진여행인지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걷고 멈추기를 수십번 반복하면서 걸었고 7km의 짧은 길을 걸은 후에는 카메라 배터리가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어떤 말과 설명을 할 필요없는 풍경들이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저 걷고 예쁘면 사진 찍고 사진 찍으려고 멈춘 김에 앉아서 풍경 구경 하기를 반복하면서 참 느릿느릿하게 길을 걸었다. 





 사진이 테마여서 곳곳에 포토스팟이 마련되어있고 평화누리길을 찍은 사진들을 전시해두었다. 과수원을 걷다 마주친 새의 주검은 조금 충격적이기는 했다. 마치 중세의 전쟁에서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성문에 적의 시체나 목을 걸어두었던 것처럼 사과밭 주인은 새의 주검은 과수원 높이 걸어놓고 있었다. 





 이번에는 비록 덕포진 둘레길을 걷지만 다음에는 문수산성까지 쭉 걸어보고 싶다. 1코스가 끝나면 2코스인 조강철책길로 이어 걸어도 좋을 것 같다. 눈 내린 겨울도 꽤나 멋질 것 같은 길이다. 걷기 조금 힘들겠지만 말이다.





 사람들과 함께 걸어서 서로 힘이 되어주지만 저렇게 사람이 없는 염하강 철책길을 보고 있자니 사람이 별로 없을 때는 꽤 운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 배고파! 싶을 때 나타난 간식배부지. 간식과 함께 평화누리길에서 전하는 편지라는 부수도 마련되어있다.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엽서에 편지를 써서 옆에 마련된 우체통에 넣으면 보내준다. 엽서에는 이미 요금별납 표시가 되어있다. 왠지 이곳에서 쓰는 엽서는 평양이나 신의주 같은 곳으로 보내야만 할 것 같다. 그러면 말도 안되게 길을 걷다 옆으로 스쳐간 군인들이 우체통에서 엽서를 꺼내 철책선 너머의 북한 군인들에게 전달하고 그들이 배달을 할 것만 같은... ㅋ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닿아있는 곳은? 그렇다 저 파란집이다. 노란 들녘 가운데 솟아있는 파란 주택은 귀향을 꿈꾸는 중년들의 로망인 것이다!!! 논과 어울려서 색감이 정말 좋았다. 




염하강철책길에는 예술작품들도 볼 수 있는데 2011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꿈꾸는 염하강'이라는 이름으로 설치되었다. 2011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2011 마을미술 프로젝트 추진위원회 및 김포시가 주관하는 생활공간 공공미술로 가꾸기 사업이다. 꿈꾸는 염하강은 2011 마을미술 프로젝트 공모 당선작으로 평화의 메시지가 주제이며 염하강이 품고 있는 역사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염하강변 평화누리길에 20여점의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하였다. 작품을 감상하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즐거운 산책길이 되고 있다. 철로 이루어진 민들레(?), 길은 끝이 없다는 소리(?)가 흘러나오는 트럼폰 등이 인상적이었다.






 아쉬운 길이 끝나고 다시 대명항 함상공원으로 돌아왔다. 기념품으로 트랙스타 스틱을 받고 완보증도 받았다. 이번에는 스탬프도 찍어준다. 옆에서 팝콘을 나눠주길래 얼른 받아서 냠냠거리며 걸어가는데....!!!!





 맥주다. 김포인삼 쌀맥주 시음회를 하고 있었다. 인삼농협에서 만든 '에너진'이라는 맥주다. 인삼 때문인지 쌉쌀한 맛이 강하다. 그래서 맛있다. 밍숭맹숭한 맥주맛으로 우리나라 맥주들을 외면하고 수입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건 꽤 맛있다. 인삼과 쌀이 들어있다니 왠지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서 술 먹을 핑계(?)로도 좋을 것 같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