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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영화처럼

다크아워 - 오글거리는 건 제작비가 적기 때문이 아니다

다크아워

 보이지 않는 외계인의 임팩트

 

<다크아워>는 외계인 침공을 소재로 한 영화다. 외계인이 지구를 공격하고 그에 맞서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답습되어 와서 전혀 신선하지 않다. 그래서 이야기의 신선함 대신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어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영화들이 외계인 침공 영화의 대부분이다. <다크아워>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줄 만한 장면들을 제공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들과 보이지 않는 존재에서 모습을 드러낼 때, 폐허가 된 모스크바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다크아워>는 A급 헐리우드 영화라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B급 영화라고 한다면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할 수 있지만 <다크아워>가 지향하는 바는 그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헐리우드 대작들같은 스토리 전개와 장면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다. 검색해 보니 제작비가 4천만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450억이 넘는 돈이지만 헐리우드, 특히 SF영화 치고는 크기는 커녕 작은 축에 속한다. 이 정도라면 제작비의 상당한 부분이 CG에 들었을 것 같다.

 

 하나씩 따져보면 <다크아워>는 나쁘지 않다. 짜임새도 있고 어설픈 장면들도 별로 없으니까. A급 영화도 아닌 것이 B급 영화도 아닌 어중간한 모습이고, 너무 공식에 맞는 모습이라는 느낌을 받아서 생기는 아쉬움일까? 지루하지 않기에 이야기를 2,3편을 염두해 두고 앞부분만 쪼개넣어서 생긴 아쉬움이라고 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이 확실이 두번째 이야기를 염두해 두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 부분이 좀 오글거리긴 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냐..;;;

 

 

 

 

 

 

 배회하던 일행은 외계인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는다. 전세계가 동시에 공격 받고 있음에도 일행은 안전한 장소를 떠나는 위험을 감행한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실재라면 다수의 사람들이 그 장소에 머무를 것이다. 안전을 보장하는 집은 마치 새장과 같다. 사방이 철창에 둘러싸여있다. 집에서 키우는 새가 새장을 탈출해 하늘로 날아간다면 새장에서 살 때보다 죽을 확률은 훨씬 높을 것이다. 하늘로 날아가자마자 맹금류에게 채여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새장이 열려있다면 새들을 기꺼이 날아간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걸까. 주인공들이 새장(?)을 떠나려 할때, 왜 저래, 꼭 저러다 죽더라는 소리를 중얼거려도 그건 어쩔 수 없다. 이 영화의 전개가 빠른 것이 바로 이런 부분에서 갈등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고 바로바로 넘어간다는 것이고 이런부분에서도 A급 헐리우드를 지향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진짜 돈 많이 들인 헐리우드 영화라면 세계 각지에서 외계인의 공격을 받고 있는 장면이 들어갔을 거다. 하지만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다크아워>는 작은 돈으로 많은 장면을 만들다가 어설픈 CG가 될 수 있는 것들을 과감히 다 짤라내고 임팩트 있는 부분들에 쏟아낸다. 이런 것도 맘에 든다. 쓸데없이 많은 장면을 넣지 않은 것. 뭐... 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서 그런 거라면 할 말 없지만...;;;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생기는 궁금증은 왜 모스크바인가다. 이 영화는 러시아 영화가 아니다. 미국 영화다. 로드무비도 아니다. 아니면 2,3편으로 가면서 이 영화를 로드무비로 만드려는 것일까? 잠수함을 탄 주인공들은 이제 전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 아메리카로 갈 수도 있고 동아시아로 향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해도 왜 모스크바에서 시작되는 지는 궁금해진다. 혁명의 시작? 아... 자꾸 터미네이터가 생각나네..;;; 2편이 나온다면 트램 안에서 루크가 외계인에게 던진 외계인의 방패(?) 덩어리로 외계인에 대적할 뭔가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배경은 뉴욕이나 도쿄 같은 새로운 대도시가 될 수도 있고 도시가 아닌 대자연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적어도 <스카이라인>보다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