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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대청호오백리길] 낭만가득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의 슬픈연가 촬영지와 전망 좋은 곳


 200km가 넘는 대청호오백리길 중에서 가을에 걸으면 가장 좋을 길이라고 생각되는 곳이 4구간의 '슬픈연가 촬영지'와 '전망 좋은 곳'은 가는 길이다. '전망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은 대청호반자연생태공원 앞 추동습지 보호구역에서 시작된다. 추동습지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고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서직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연의 콩팥이라 불린다. 억새군락지, 대청전망데크, 습지관찰데크으로 이루어져 있고 발똥가리, 수달, 붕어, 참개구리, 땅강아지, 물거미, 닭의장풀, 부들 등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초입에서 데크와 억새군락, 가을빛으로 울긋불긋한 나무들이 어우려져 멋진 장관을 내보인다.




 갈대와 억새는 항상 헷갈리기 마련이다. 보통 산이나 뜰에 자라는 경우는 억새가 많고 갈대는 습지, 물가에서 많이 자란다고 한다. 갈대는 억새에 비해서 키가 크고 잎이 넓고 긴 편으로 작은 대나무와 같은 모습으로 대가 튼튼해서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억새는 하얀 눈같은 꽃이 피워져 있다. 하얗고 털복숭이로 더 예쁜 것이 억새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이런 차이를 알고나니 추동습지에는 갈대와 억새가 함께 있지만 갈대가 더 많이 보인다.






 대청호오백리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전망 좋은 곳'으로까지 걸어가는데 나들이를 온 여행자들은 대개 나무데크가 있는 곳까지만 걸었다가 돌아가는 편이다. 그곳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즐기기 좋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전망 좋은 곳에 대한 기대가 크면 실망할 수 있다. 뭔가 굉장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추동습지가 아름답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걸어가는 길이 아름답고 전망좋은 곳에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 대청호와 울긋불긋한 나무들이 어우려져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전망 좋은 곳에 막다른 길에 있다. 마치 한반도의 포항 같은 모습으로 길게 대청호 쪽으로 나아가 있다. 그래서 좁은 길이 끊긴다면 섬이 될 것 같은 모습이다. 바로 그 부분이 포토존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함께 걸어갔다면 여기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을 것이다.






 대청호가 상수원 보호구역만 아니었다면 이곳은 캠핑장소로 굉장히 매력적인 장소다. 다른 것 모르겠고 위치가 그렇다. 들어오는 길 외에는 사방이 대청호로 둘러쌓여있고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대청호는 맑고 투명하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온다. 돗자리 깔고 누워서 만화책 보고 싶어지는 장소다. 연인들이 돗자리 싸들고 나들이 오기에 굉장히 좋은 곳 같다. 오는 사람도 많지 않고. ㅎ






 차를 가지고 온 나들이객이라면 전망 좋은 곳으로 들어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차를 타고 조금만 가면 아래와 같이 슬픈연가촬영지로 가는 길의 표시해 둔 안내판을 볼 수 있다. 가래울 로컬푸드 직매장 건너편이다. 물론 난 아침부터 대청호오백리길을 걷고 있었기에 전망 좋은 곳에서 되돌아 나오는 길에 대청호오백리길 표시가 되어있는 길로 빠져서 걸었기에 슬픈연가 촬영지를 보고 나오는 길에 아래 안내판을 보게 되었다.






 슬픈연가 촬영지로 가는 길 중간에 이렇게 작은 표시들이 있다. 드라마 촬영지라고 해서 큰 기대를 하지 말고 그저 아름다운 길을 걷는다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촬영했던 장소라는 거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전망 좋은 곳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사실 가는 길과 촬영지 모두 좋은데 기대를 하고 가면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림을 잘 그리면 얼마나 좋을까?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지니까 자꾸만 멈춰서서 사진을 찍게 되는데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사진에 그때 느낀 감정을 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작은 옆서에 마음에 드는 장면들을 그려넣으면 조금 더 감정이 남아 있지 않을까? 물론 사진 보다는 오랜 시간이 걸리니 많은 장면을 담을 수 없겠지만 더 의미있는 시간이 될 지도 모르겠다.





 슬픈연가 촬영지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기에 막상 도착했을 때 이게 뭐지? 했다. 작은 안내판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 이곳에는 벽돌 집이 서 있다. 왼쪽에 그 벽돌집의 흔적이 조금 남아있다. 생각해보면 이곳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다. 게다가 걸어들어오는데 20분 정도 걸린다. 그 집이 방치될 경우 흉물이 될 수 있고 우범지대? 환경오염이 이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관리가 힘들기에 유지하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길가에만 있었어도 관리가 편하니 그냥 두었겠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곳은 '전망 좋은 곳 2'가 되겠다.






 무너진 집에서 나온 돌무더기가 조금 남아있다. 이 곳에서 보게 되는 대청호의 맑은 물에 깜짝 놀라게 된다.





 한시간 전에 앉아있던 전망 좋은 곳이 보인다. 저곳에서 사진촬영대회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일반 촬영대회는 물론 누드촬영대회도 좋을 것 같은데 보통 누드촬영대회는 모델과 배경도 중요하지만 주변을 통제하는 것도 큰 문제다. 그런데 이렇게 막다른 곳이고 호수 반대편의 사람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물론 풍경도 굉장히 훌륭하고!!





 슬픈연가 촬영지에서 이제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의 시작부분을 향해 걷는다. 4구간 반대로 걷기의 끝이 보이는 것이다. 5~6시간의 소요시간을 예상 했는데 걷기 시작한 지 8시간이나 지났다. 뭐, 워낙 멈춰서서 사진도 많이 찍기도 했다. 어떻게 멈춰서지 않을 수가 있을까.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의 시작점 근처에는 더 리스(THE Lee's)라는 바베큐, 하우스웨딩 레스토랑이 있다. 걸어가는 길 뒷쪽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데 정원이 굉장히 잘 정비되어있다. 대청호오백리길과 이어져 있어서 여행자들도 자연스럽게 지나가게 된다. 대청호 맛집으로 꽤 유명한 집으로 평일 낮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로 꽤 북적거렸다. 아니면 피로연이라고 한 것일까? 아름다운 대청호를 마치 정원처럼 이용하고 있으니 절반의 이미 성공한 상태에서 시작한 레스토랑인 셈이다. 이곳에서 웨딩사진을 찍어도 멋질 것 같다. 이곳에서 찍고 추동습지에 가서도 찍고. 음... 생각해 보니 괜찮다. 가을에 대청호 주변에서는 웨딩사진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름다운 풍경에 보이는 모습 모든 것이 낭만적이다. 저 커플이 보고 있는 곳이 바로 슬픈연가 촬영지다. 전망 좋은 곳, 슬픈연가 촬영지, 더 리스 레스토랑이 일렬로 놓여진 모습이다. 물론 직선상으로 걸을 수는 없다. 대청호수변 모양대로 왔다갔다를 반복해야 한다. 그래서 그 사이에 호수 놓여있어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더 리스 큰처에 정려각이 하나 보였다. 정려각 안 비석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비석은 없었다. 1699년 효자 송상민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정려다. 정려는 8각의 석주 위에 정면 1칸, 측면 1칸의 맛배지붕을 한 기와집이다. 송상민은 은진인으로 회덕 동쪽 마산에서 태어나 우암 송시열과 동춘당 송준길 문하에서 배우고 사마시에 합격 하였으나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였다. 부모를 정성껏 모시고 형제간에 우애가 깊었는데 성격이 바르고 곧았다. 당시 남인과 복상문제로 많은 논쟁이 있었는데 1679년 송상민은 우암의 무죄를 상소하였다. 이 일로 영의정 허적의 탄핵을 받아 매 맞아 죽었다. 이듬해 경신대출척으로 죄가 사면되어 공조좌랑에 추증되었고 지극한 효행으로 정려가 내려졌다.


▼ 효자 송상민 정려각(좌)



 등산은 부담스럽고 자연을 만끽하고는 싶은데... 2시간 정도 멋진 길을 걷고 싶다면 이 포스팅에서 다룬 길들이 최선이다! 특히 가을길이 멋지다. 겨울은 어떨 지 모르겠지만 늦 봄부터 늦 가을까지 멋질 것 같다.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면 역시나 멋지겠지만 걷는 것을 좀 불편할 거다. 그러니까 결론은 가을이 지나기 전에 지금 당장 가야한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