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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대청호오백리길] 대청호오백리길 2&3구간, 굽이굽이 시골길 따라 걷기



 대청호오백리길 2,3구간을 합치면 22km에 이른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4구간을 8시간 이상 걸었는데 2,3구간은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걷게 되었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3구간에서 더리스 레스토랑을 지나 미륵원, 관동묘려로 가는 오른쪽 길로 빠져야하는데 그 길을 못 보고 계속 직진을 한 것이다. 내가 걸은 길도 대청호오백리길을 알려주는 노란색 표시 택에 계속 눈에 보였기에 의심없이 걸었는데 어디서 놓쳤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그렇게 중간 길을 싹둑 잘라먹고 3구간을 빠르게 걸은 후 2구간으로 넘어갔다. 3구간을 걷는다면 유의해야 한다. 음... 길치인 나만 그럴 수도 있고.





 4구간과 마찬가지로 끝에서 처음으로 반대로 걸었다. 많은 길이 포장도로였다. 길이 좁아서 차가 오면 길 옆으로 바짝 붙어야하는 번거러움이 있었다. 길을 잃지 않았어도 이 길들은 걸어야 하는 길이다. 대청호가 보였다 보이지 않았다를 반복한다. 포장 길이지만 양옆으로 숲이 울창해서 그늘 아래에서 걸을 수 있었다. 길가 가드레일에 볏집을 말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걷다보니 찬샘정에 도착했다. 핸드폰에 다운받아 간 지도를 보다가 아니, 벌써 찬샘정에 도착했어? 라며, 그제서야 뭔가 놓치고 왔음을 알았다. 뭐, 어느새 3구간에서 2구간으로 넘어오기까지 했다. 찬샘정은 대청호반과 천혜의 자연경관이 조화되는 곳에 위치하여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신선한 고향향기를 제공하는 생명공간이 될 수 있도록 건립하였다고 한다. 지난 1999년 만들어졌다. 찬샘정이라는 현판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고 얼음같이 찬샘이 있는 마을이라는 찬샘내기(냉천동)에서 따왔다.





 찬샘정 앞으로 나무가 많아서 전망이 많이 가리는 편이다. 하지만 역시나 가을빛 물씬 더금은 나무들이 대청호수 방향으로 울퉁불퉁 나와있는 땅 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대청호와 어우려져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대청호오백리길 옆으로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800미터를 왕복해야하는데 아무래도 4구간의 전망 좋은 곳, 슬픈연가 촬영지와 비슷한 풍경을 보여줄 것 같아 1.6km를 왕복해야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로 했다. 드라이브를 하던 이들이라면 잠시 다녀와도 좋을 것 이다. 알고보니 이 구간의 사진 찍기 좋은 명소는 조금 높은 위치에서 대청호를 조망할 수 있어서 4구간과는 조금 다른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 





 대청호와 그 주변이 거대한 식물원 같아서 가을 풍경이 정말 좋다. 2,3구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곳, 저곳으로 향하는 화살표들을 따라서 내가 가야할 길을 찾아간다. 힘들면 대청호오백리길 쉼터에 벌러덩 누워 잠시 쉬다 가면된다.




 어느새 해가 진다. 언덕 너머로 붉은 해가 비춰온다. 언덕을 넘으면 오른쪽으로는 성치산성이고 앞으로 가면 참샘마을이다. 성치산성은 해발 210m의 성치산 봉우리에 있는 퇴뫼식 석축산성으로, 성 둘레는 160m에 불과하다. 동북쪽 성벽에서 남쪽 성벽에 이르는 부분에 성벽이 남아 있다. 성을 쌓는 방법이 내외 협축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바깥쪽 성벽의 높이는 2.4m이고, 안쪽에는 1~2단의 성돌이 있으며, 성벽의 폭은 4.3m이다. 성벽은 반듯하고 납작한 돌의 앞면을 맞추어 쌓았고, 성을 쌓은 돌의 크기는 50cm x 20cm정도이다. 남쪽 성벽에는 폭 3m의 문터가 있다. 사실 대청호오백리길 대전구간에 있는 산성들은 대개 무너져있어서 구분하기가 힘들다. 산성을 보러 오르기보다는 등산을 한다고 생각하고 길을 걸어야한다.





 햇살이 비추던 고개를 넘으니 이 고개가 성황당 고개임을 알게 되었다. 거대한 나무가 마을을 지켜주고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나무 옆 길로 올라가면 성치산성이다. 대청호오백리길을 걷는 동안 키가 부쩍 컸구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