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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인디아 여행기

다양한 문화가 혼재된 매력적인 도시 인도 코친




 코친은 재밌는 도시다. 인도지만 온전히 인도의 모습은 가지고 있지 않다. 꼴까따가 영국 식민지때의 인도를 보여준다면 코친은 네덜란드인, 포르투갈인, 영국인, 유대인들 거대한 무역선을 타고 떠돌던 시대의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뒤섞였을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그 와중에 인도의 강한 체취는 잃지 않고 있어서 여행자들에게 다양한 즐거운을 주는 곳이다. 어두어진 밤에 버스를 타고 도착해서 어영부영 숙소를 구하고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어 밖으로 나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코친에 있는 내내 이슬비가 내렸다.






 날씨가 좋았다면 골목을 누비고 걸어다니는 시간이 더 즐거웠을 것 같다. 비가 내리니 거리가 한적하다.



▲ 유대인마을 _ 창에 유다의 별이 그려져 있다.(좌)


 1557년 설립된 비샵 하우스가 인도-포르투갈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운영시간 : 오전 9시 ~ 오후 1시. 오후 2시 ~ 오후 6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 공휴일

입장료 25루피





기독교 유물이 태반을 이루고 있는데 몇몇은 인상적이다. 지하에는 건물터가 그대로 남아있다.





 포트 코치에는 유대인마을이 있다. 저 창문에 보이는 저 파란색 유다의 별이 보이는가!! 물론 그들은 모두 떠났다. 팔레인스탄 사람들은 몰아내고 2천년 전에 지들 땅이었다고 이스라엘을 세웠으니 더이상 인도에 있을 필요가 없었겠지.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교회가 참 많다. 새롭게 지어진 것들도 있지만 역사를 가진 교회들이 많다. 이미 코친에서 유명한 두 교회는 따로 포스팅했다. 교회에 감동받지 않는 이유는 한국에 교회가 너무 많아서일까? 여기 있는 것들은 카톨릭교회인데? 카톨릭교회를 다닌 건 고작 4년정도? 내 생애 종교생활은 그게 전부다. 근데 그게 재밌는게 다니엘이라는 세례명과 내 이름으로 부화절과 성탄절에 계속해서 고백성사표가 온다. 지난 15년간.. -_- 이사갈때마다 교구를 옮기고. 응? 왜 이야기가 이렇게 흘렀지? 하여간 교회는 그 건물 자체만으로 감동을 주려고 한다. 주위의 자연환경따위와는 전혀 별개의 것이 된다. 그래서 크기나 굉장히 아름다운 건물로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야하는데 워낙 많은 교회를 봐 왔기에 그건 쉽지 않지 않은가.





 께랄라 쪽으로 오면서 느낀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 바로 힌두사원의 모습이다. 어찌보면 일본식으로 생겼다는 인상을 받는다. 물론 일본 건물이 더 익숙해서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거겠지만. 게다가 폐쇄성을 띄어서 힌두교도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






 Dutch cemetery는 내가 상상했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조금 더 큰 규모에 화려할 줄 알았다. 비석들도 화려하게 세워져 있는 모습 말이다. 하지만 실상은 작고 단촐한 모습이었다. 그들의 태반은 가난했을 것이다. 가난 때문에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야 했을 것이다. 환상이 없었다면 두려움으로 감히 나설 수 없는 길이었을 거다. 부자가 되는 꿈. 알지 못하는 이국적인 세계에 대한 동경. 실패한 수많은 항해 속에 눈부시게 빛나는 단 몇 차례의 성공이 그들을 이끌어겠지. 그리고 그들은 고향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진 인도 코친에 묻혀있다. 바다가 바로 옆에 있다. 그들은 죽어서도 파도소리를 듣게 됐구나.





 코친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도시다. 그래서 외국인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값비싼 레스토랑들도 꽤 있다. 물론 나와는 상관없지. 난 로컬 식당에서만 밥을 사 먹으니까. 과일이 먹고 싶어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샀다. 저... 파란 거 이름이 뭐더라... 하여간 엄청 달다. 싱싱한 사과를 먹고 싶어 하나 샀는데 사과가 무지 비싸다.





코친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 가이드북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주변을 두리번거려서 똑똑해 보이는 젊은이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얼핏 인터넷에서 본 지도에서 관광지들이 비치 옆에 붙어있는 것을 보았기에 비치 근처에 숙소를 구하기로 했다.


 비치에 어떻게 가니?

   무슨 비치 말하는 거니?

 코친에는 무슨 비치가 있는데?

   비치가 3개가 있어. 블라블라~

 아... 젤 유명한게 뭐니.

   포트 코치.

 그럼 난 거기 가는 거야. 어떻게 가?

   저 버스 타면 돼.

 고마워.

버스에 타고나서 주변에 있는 승객들에게 이것저것 묻는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 분명 한명은 있다. 

 내가 내리는데가 종점이야?

   응. 마지막에 내리면 돼 40분 정도 걸릴껄.

 거기 호텔 많니?

   응. 근데 호텔보다는 거의 다 홈스테이야.

 그렇구나. 고마워.


포트 코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완전히 떨어져서 꽤나 어두웠다. 버스에서 내리니 꽤나 한적한 동네다. 어디로 가야하나 주변을 둘러보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20대초반의 남자애가 다가오더니 방 찾냐고 묻는다. 자기집이 요 앞이란다. 뒤에 타고 있던 친구를 내려두고 날 뒷좌석에 태운다. 녀석의 집은 홈스테이. 방도 깔끔하고 가격도 괜찮다. 체크인. 포트 코치는 정말 홈스테이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그런데 인도 가족이 운영하기보다는 홈스테이를 위해서 건물을 따로 지어둔 것 같다. 20대초반의 이 아이만이 이 집에서 지내고 다른 서양애들이 다른 방에서 지냈다. 늦은 시간까지 시끌벅적 떠들더만. 늦게 들어온 집주인 애가 서양애들에게 다른 사람들도 있으니 조용히 해달라고 한다. 다음날 내게 시끄러워서 미안하다고 한다. 홈스테이지만 일반적인 숙소와 다를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