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달콤한 인생

 

 인생은 달콤해야만 한다

 

오랜만에 본 뮤지컬이었다. 비록 무릎이 앞 좌석에 닿아있고 양쪽에 앉은 사람의 어깨와 내 어깨가 닿을 정도로 자리가 불편하고 더웠지만 경사도가 좋아서 객석이 가득 찼는데도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는 없었다. 이준수 역은 4명의 배우가 다른 배역은 더블캐스팅으로 이루어진 공연에서 내가 본 공연은 김진우(이준수 역), 이진희(윤혜진 역), 김태한(하동원 강성구 역), 최지선(홍다애 역) 무대였다.

 굉장히 많은 연습을 한 티가 나는 뮤지컬이었다. 모든 장면이 딱딱 맞아 떨어지고 다음 장면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바뀌어 나갔다. 빠른 호흡과 드라마에서 1회분량을 되었을 것 같은 스토리를 단 1분만에 경쾌하게 보여주는 것도 뛰어났던 것 같다. 극의 진행이 빠르고 위트있어 재밌게 볼 수 있었다. 후반으로 가면서 호흡이 길어지기는 하는데 관객의 감정곡선을 고조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좀 더워서 뒷부분에 그 감정을 고조시키기 보다는 덥다를 연발했지만. ㅠ.ㅠ

 

 무대를 처음보면 왠지 비어있는 느낌을 받는다. 왼쪽에는 붉은 색 프레임과 그 안의 작은 방(팬트하우스)이 있고, 그 앞에 의자와 테이블이 있다. 반면 오른쪽은 텅빈 무대에 뒤에 작은 스크린이 달려있을 뿐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는 좀 답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모든 건 나름의 이유가 있기 마련인 만큼 공연을 보고나면 상당히 적절한 무대디자인으로 보인다.

 붉은 프레임과 노란색 벽, 보라색 쇼파와 파란색 선반등 강렬한 원색들에 연극이 다이나믹 할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은 그리 틀리지 않았다. 테이블을 자동차로 이용하는 것과 스크린을 이용한 배경이 좋았는데 무대 요소 중에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조명이지 않았나 싶다. 배우 세 명이 무대에 서 있을 때 겹치지 않는 조명으로 노란색, 붉은색, 파란색으로 배우를 비추고 배경으로써의 조명의 역할, 장소의 구분으로써의 조명도 좋았고, 준수가 낙하할때 무대 전체를 일자로 관통하는 조명의 층(?)들의 모습도 좋았다. 무대 전체 구석 구석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조명이라니... 

 

 

 한 명의 배우가 각각 준수와 혜진을 연기하지만 다른 수 많은 남여 역할은 하동원 역을 맡은 남배우와 홍다애 역을 맡은 여배우가 떠맡는다. 하지만 그들이 각각의 메인 역할에 뛰어난 개성을 보여 다른 모습으로 나왔을 때 불편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김태한씨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최지선씨의 내비게이션 연기...

 

당신이 나를 그리워하면 세상은 온통 내 모습으로 가득찰 거예요.

 

 달콤한 인생. 달콤한 인생이란 이병헌이 나오는 <달콤한 인생>처럼 꿈에서나 가능할 것일까? 이 뮤지컬을 본 후 그들의 인생이 달콤한 것이었다고 생각되는 건 그들에게 잠시나마 진실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결코 처음과 마지막이 좋아야만 달콤한 인생은 아니다. 단 한 순간이라도 혜진이 먹고 있는 사탕처럼 한치의 씁쓸함이나 공허함이 없는 달콤한 순간이 있었다면 그것이 달콤한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이렇게 믿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되잖아...  지금은 비록 이렇지만, 너무 달아서 뱉고 싶을 만큼 달콤한 순간이 올거라고 믿는...) 

 

 

 이 뮤지컬의 원작을 본 적이 없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결말을 모르니까. 혹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재미가 반감될까? 아니면 시너지효과를 일으킬까? 공연을 보면서 전형적으로 드라마 속에 나올 법한 장면이네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나온다. 드라마로 봤다면 손발이 오글거리는 데다가 몇분에서 몇십분에 걸쳐서 나올 것이 분명한 것을 뮤지컬로 유쾌하고 빠르게 봐서 더 좋았다고 생각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는 <네 멋대로 해라>인데... 이건 뮤지컬로 안 만드나?  

 

 

 공연이 시작되기 전 안내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 때문에 추리해서 보면 재밌을 거라고 해서 복잡해서 헷갈리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극은 과거와 현재를 한번씩 오가면 앞으로만 진행될 뿐이어서 전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반전의 재미도 있다.

Posted by 가나다라마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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