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경성스타

 

 한국 연극을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Must see 연극

 

 

 국립극장, 국악당 등에서 이루어지는 전통공연은 일반 사람들이 감히 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연희단거리패의 공연은 현대극에 우리의 전통 문화를 잘 버무려 놓아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다. 그 연희단거리패가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것이 연극 <경성스타>이다. <경성스타>는 30년대 중반부터 50년까지를 배경으로 연극이야기를 한다. 음악과 음악인을 이야기하는 음악, 영화와 영화인을 이야기하는 영화, 문학과 문학인을 이야기하는 문학등 예술의 각 분야에서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그들의 목소리로 풀어내는 작품들을 우리는 많이 접해왔다. <경성스타>도 연극과 연극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종종 이런 류의 작품들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그들만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는데 <경성스타>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들을 관통하면서 존재하는 연극사에 대한 이야기로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극을 이끌어간다.

 

 

 <경성스타>는 30년대 대중극과 40년대 친일연극을 주로 보여주는데 극중극으로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동학당> <빙화> 등을 삽입하여 당시의 연극을 실제적으로 관객에게 보여준다. 단연 중심이 되는 것은 친일 연극들이다. 당시의 상황에서 이것은 비단 연극계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문학과 영화계도 마찬가지였다. 최인규 감독의 경우 40년대초 <태양의 아이들>등 친일영화 5편을 제작했는데 해방 후인 46년에는 항일영화 <자유만세>를 제작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경성스타>의 중심인물인 연출가 임선규 역시 일제치하 때 친일 연극을 만들었는데 해방 후에 항일 연극을 만들어야함을 주위에서 적극 추천했지만 그 구질구질함에 연극을 만들지 않고 월북한다. 예술이 예술 자체만으로 존재하는 것은 가능할까? 물론 예술이 시대를 반영해야 한다는 경향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만드는 사람들이다. 비록 <경성스타>는 육이오 전쟁이 나는 시점까지를 다루고 있지만 친일, 항일, 자유연극을 지나 반공, 상업연극까지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선택할 수 없는 시대가 존재했다. 지금도 다를 바 없다. 국방부가 제작비를 주고 군인 연예인들을 제공해준다면 반공 뮤지컬 <생명의 항해> 같은 것도 만들 수 있다. 자본의 외압(?)을 받는 지금은 얼토당토 않지만 우선 배우들의 옷을 벗기는 연극을 만들거나 실력이 부족한 유명 연예인을 무대에 세우는 연극을 만들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어쩌면 이 경우도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기에 과거와 다를 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다시 <경성스타>로 돌아와서,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계속 연극을 한다. 그 이유는 신인배우 전민이 여동생 혜옥에게 하는 마지막 대사에 담겨있다. “연극인은 근본적으로 이데올로기가 없어. 그들에게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있다면 바로 연극일 뿐이야. 내가 북으로 가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연극을 하기 위하여 가는 것이고 네가 남쪽을 선택하는 것은 남쪽이 너에게 기회를 주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우리 서로 헤어지더라도 서러워 말자. 연극 만세다...” 그렇다.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겨도 연극만 할 수 있다면 참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참지 못하는 것은 연극을 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혜옥이 남한에 남아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연기를 받아들이는 것도 연극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경성스타>는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연극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는 연극이다.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어진 <경성스타>는 무대 세트에 굉장한 공을 들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회전식 무대가 배경이 되고 그 앞에 연기를 할 수 있는 공간 또한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 상태였는데 워낙 세트가 많이 바뀌어서 극의 후반에는 뒤에서 세트를 무너뜨리고 새로 세우는 소리가 무대에서 공연하는 배우와 객석의 관객들에게 방해가 되기도 했다. 

Posted by 가나다라마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