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보고 

 

2박 3일의 지리산 둘레보고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구례의 오산 정상 부근에 있는 사성암으로 향했다.

오산은 530미터의 높이지만 구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들에 둘러쌓인 들녘과 구례시내가 멋지다.

게다가 사성암은 절벽에 긴 다리를 가지고 서 있는 인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사성암으로 가기 위해서는 섬진강 앞에 있는 사성암 매표소에서 마을버스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왕복 3400원인데 올라갈 때는 타고 가고 내려올 때는 찻길이 아닌 산길을 따라 걸어내려와도 괜찮을 듯 하다.

오른쪽 사진은 버스에서 내리는 곳. 오고가는 버스의 시간은 대중없다. 사람이 어느 정도 차면 출발한다.

 

 

 

사성암으로 가는 셔틀버스.

가파르고 굽은 산길을 잘도 올라간다.

 

 

사성암을 바라보면 처음드는 생각은 왜? 이다. 이곳의 거주하거나 필요한 것들을 나르기 위한 승용차가 서 있는 공간들이 있었다.

그곳에 암자를 지어도 충분해 보였다. 그런데 굳이 긴 기둥을 세워서 절벽에 아슬하게 지어놓은 것일까?

사성암은 544년 처음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에 닿고자 하는 욕망?

인간 세계를 내려다보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까? 하지만 그런 마음은 수련자의 마음은 아니니 속세와 최대한 떨어지고 싶었다고 해야 할까... 

 

 

굽이 굽이 산들과 섬진강, 파란 하늘이 좋!다!

하루 종일 암자에 앉아 바라보아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가다.

물론 재밌는 책 한권 있으면 더 좋고.

 

 

 

 

자신의 소원에 정성이 들어있음을 증명해야 소원이 간절이 이루어지기라도 하는 듯 우리는 소원을 빌기 위해 돈을 쓴다.

많은 돈을 들일 수록 소원을 더 잘 이루어지나보다.

그냥 기도를 하면 안된다. 나와 타인의 눈에 명확히 보여야 한다.

근데 이게 자기 암시와도 같다. 내가 바라는 일을 잘 보여주어서 내가 그렇게 살게 만든다.

그러니 이건 신을 향한 소원이 아니라 나를 향한 다짐이 된다.

 

사성암을 오르다보면 많은 기와에 소원이 담겨있다.

그 중 눈에 띄었던 기와. 은경씨 그의 마음을 받아주세요. ㅋ

 

 

 

 

아직 단풍이 내려오지 않은 것인지 단풍나무들이 별로 없는 것이지

지난 이틀간 붉고 노랬던 지리산 둘레길 여행과는 달리 푸른 나무들이 많다.

단풍 사이의 대나무의 푸르름은 그 농도가 짙다.

 

 

따뜻하게 달구어진 자갈들 위로 개돌이가 편안하게 자고 있다.

이래서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하나보다. ㅋ

나도 경치좋고 따뜻한데 누워서 늘어지게 자고 싶다.

 

 

정진중이오니 출입을 삼가하여주십시오.

 

 

소원바위. 소원바위에는 전설이 있다.
하동으로 뗏목을 팔기위해 떠난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아내가 기다림에 지쳐 죽는다.
그 후 돌아 온 남편도 아내의 죽음에 서럽게 울다 죽었다는 것이 전설의 내용이다. 뭐가 이리 구슬프냐.
소원바위의 또다른 이름은 뜀바위다. 바위 이름이 무섭다.

 

 

 

사성암에는 다른 절들이 가진 넓은 마당이 없다. 대신 가파른 계단을 올라 절벽에 자리잡고 있다.
사성암 아래로는 구례와 곡성의 평야가 한눈에 보이고 그 주위를 지리산이 둘러싸고 있다.
마치 이것이 사성암의 마당인 듯 하다.

 

 

 

사람들의 소원에 부처가 녹아내린다.

 

 

초들이 어둠을 밝히고 있는 작은 동굴길(?) 위는 이렇게 얼기설기 돌들이 놓여있다.

이 아래서 앉아 있으려니 불안해진다. 양초에 불을 켜면서 가당치도 않은 소원을 빌기라도 하면 돌이 떨어지는 천벌을 받을 것만 같다.

 

 

 

언제나 드는 생각인데, 불교는 참 쓸쓸한 교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생은 고통이다. 그래서 이 삶을 끝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수행하는 것이다.

이 생을 행복하게 살려고, 욕망을 채우려 치열하게 하는 사람들과 달리

수행자들은 이 생과의 인연을 끊고 해탈하기 위해서 새벽 3시에 일어나 참선하고 기도한다.

아~ 삶을 너무나 쓸쓸하게 만들어버리는 불교. 삶의 비극적 순간이 너무 많아서 그 고통보다는 혀 끝에 쓴맛이 느끼는 것이 나은 것이겠지?

근데 결국 '행복'을 위한 거잖아. 윤회는 고통이고 욕망으로 가득찬 삶도 고통이니 고통보다는 행복해지고 싶어서 해탈하고자 하는 것.

욕망과 함께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행복하는 삶. 그저 방향이 다를 뿐 모두가 행복하자고 하는 짓이잖아.

 

 

이 귀목나무는 800년동안 이 곳에 서서 저 아래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밤이 되면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의 유물들처럼 이 귀목나무도 뒷짐지고 슬슬 지리산 둘레길을 산책이라도 하는 걸까. 아니면 심심해 심심해하며 뒹굴거리려나. 아무리 멋진 풍경도 800년간 바라보고 있는 것은... ㅎㄷㄷ

 

 

 

사성암에서 내려와보니 섬진강의 매표소 뒤에 있어서 돌아가보았다.

'아'하는 탄식을 내뱉게 된다. 멋지다. 줌렌즈만 있었다면 건너편 강쪽에서 제첩을 잡는 노인의 모습을 잘 잡을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기대치 않았던 순간 다가온 풍경은 큰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곡성의 섬진강 기차마을에 들른 것은 점심을 먹기로 참게장 정식을 먹을 별천지가든 바로 이 옆에 있었고

점심을 먹기에는 시간이 일러서 그저 구경하러 들렀다.

 

 

기차마을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레일바이크다.

2인승 레일바이크 한대에 15,000원이다. 오전 9시부터 2시간에 한번씩 출발할 수 있는데 침곡역에서 가정역으로 레이바이크를 타고 가는 것이다.

레일바이크가 도착하는 곳에 기차가 한 대 서 있는데 이게 기차 펜션이라고 한다.

 

 

주인도 없고 구경하라고 그러는지 문도 열려있었다.

사무실은 위에 있나? 하여간 그냥 들어가서 구경했다. ㅋ

기차 한칸 전체가 하나의 펜션으로 되어있는 곳도 있고.

 

  

  

한 칸으로 방을 두개로 쪼개어 놓은 곳도 있다. 신기하다. 주중에 작은방은 6만원이고 성수기에 큰 방은 20만원.

이 기차가 달린다면 더 대~박일텐데. 임진강의 철마처럼 멈춰있을 뿐이다. 그래도 섬진강이 바라다보이는 풍경이 나쁘지 않다.

 

  

 

캠핑을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서바이벌 게임장, 천문대도 있다.

다양한 즐길거리를 한 곳에 모아두어서 크게 이동 안하고 여행하기에 좋은 곳일 듯.

 

  

  

뭐... 그런 건 나 하고 상관없고 나는 맛있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 별천지가든으로 갔다.

섬진강 참게장 정식의 자세한 리뷰 : http://aboutchun.com/420

 

 

 

곡성 심청이야기마을 

 

심청이야기는 누구나 안다.

근데 애매한 것이 심봉사의 캐릭터인 것 같다. 심봉사는 딸을 위하는 위인인가?

자신만을 생각하는 철없는 아비인가? 헷갈린다.

 

 

심청이야기는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그 전까지는 심청이야기는 슬프다

그리고 실화는 슬픈 엔딩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집안이 가난해서 팔려간다는 거 아닌가. 실제로 당시 중국무역선들이 바다를 타고 들어가 쉬어가는 곳이 있었고

그곳에서 팔려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서 자신의 한끼 밥을 위해서 팔려가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결국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남아있는 가족은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렸을 테고

가족을 팔고 받은 곡식이나 돈도 곧 떨어져서 생활은 다시 어려워졌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심청이야기의 해피엔딩은 위로가 되었을까?

 

 

 

심청이야기마을은 사실 실망스러운 곳이었다. 스토리텔링이 잘 되지 않고 안내문의 지도에도 건물마다 넘버가 메겨져있지만

정작 그 건물이 무엇인지 설명은 없었다. 곳곳에 디테일에 신경쓴 것이 보이지만 특색이 없다.

 

 

 

 

 

전통복장 체험을 무료로 할 수 있다.

그곳에 서 있는 마네킹. 한쪽 쌍커플은 떨어지고 머리카락은 눈을 찌른다.

사람에게는 이렇게 카메라를 들이밀 수 없으니 마네킹을 찍는다. 근데 순간 움찔. ㅋ

 

 

숙소도 있다. 지리산 둘레보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으로 추천숙소로 되었있던데 심청이야기마을 자체가 좀 휑해서 어떤지 모르겠다.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해보였는데 안은 들어가보지 못해서 모르겠네.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송정리 274
전화번호 061-363-9910

 

 

심청이야기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의 집들에 벽화가 그려져있다.

 

 

 

곡성군에서는 남원의 춘향이처럼 심청이를 밀고있다.

사람들은 남원과 춘향을 함께 떠올릴 수 있지만 심청을 곡성과 연결시켜서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곡성역은 모양이 특이하다. 마디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에 나올 법한 성 모양이다.

 

 

 

2박 3일간의 지리산 둘레보고 여행이 끝났다.

지리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이야 내게는 첫 여행이라 할 수 있는 열일곱의 지리산 종주로 각인되어 있으니 두말할 필요없고

지리산 주변 곳곳에 다양한 이야기들은 흥미롭다. 여유를 가지고 루트를 더 잘 짠다면 더 알찬 지리산 둘레보고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올 겨울 지리산 여행을 갈 수 있을까? 가을만큼 아름다울 지리산이 그립다.

Posted by 가나다라마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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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좀좀이 2012.11.17 14:24 Modify/Delete Reply

    마네킹 눈빛이...참 ㅎㄷㄷ하군요 ㅋㅋ 설명 없이 '침 좀 뱉었던 분의 마네킹'이라 해놓아도 그럴싸하겠어요 ㅋㅋㅋ

  2. 장화신은 삐삐 2012.11.19 09:37 Modify/Delete Reply

    날씨가 너무 좋아 사진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네요..심청이야기 마을은 실망스러운 곳이라고 했지만 전 왜 이곳을 가고 싶은걸까요? 사실 엉성한 관광지도 재밌는 부분이 있거든요..ㅎㅎ

    • 가나다라마ma 2012.11.23 08: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재밌는 부분을 찾아봤어야 하는데 시간이 얼마 없어서 요밀조밀 둘러볼 수가 없었나봐요. =ㅁ= 다음에 시간이 지난 후에는 조금 더 정비된 모습을 가질 것 같더라구요. 곡성에서 심청이를 남원의 춘향이처럼 밀고 있으니까요. ㅎ